정지한 채로 데워지는 유체 — 자연대류와 Rayleigh 수 1708
부력이 점성을 이기는 문턱과 Nusselt 상관식
아래에서 불을 켜도 유체는 한동안 꼼짝하지 않는다. 바닥은 뜨겁고 천장은 차가운데, 액체는 정지한 채로 열만 위로 흘려보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줄무늬 같은 소용돌이가 한꺼번에 켜진다. 이 글은 그 '문턱'이 왜 Rayleigh 수 1708인지, 그리고 데워진 벽이 얼마나 잘 식는지를 정하는 Nusselt 상관식까지 따라간다. 끝에서는 임계값을 직접 넘겨 보고, 수직 평판의 열손실을 Python으로 계산한다.
부력과 점성이 맞붙는 자리#
자연대류(외부 펌프 없이 밀도 차가 만드는 흐름)는 세 힘의 싸움이다. 바닥이 데워지면 그 위 유체가 팽창해 가벼워진다. 가벼운 덩어리는 떠오르려 한다. 이것이 부력이다.
부력만 있으면 흐름은 즉시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두 가지가 발목을 잡는다. 점성은 떠오르는 덩어리를 주변과 마찰로 끌어내린다. 열확산은 뜨거운 덩어리의 온도를 빠르게 흐려, 부력의 원동력인 온도차 자체를 지운다.
그래서 결론은 단순한 경쟁이다. 두 제동(점성 + 열확산)이 부력을 이기면 유체는 정지한다. 부력이 이기면 대류가 켜진다. 어느 쪽이 이길지를 한 숫자로 답하는 것이 이 글의 목표다.
Boussinesq 근사 — 밀도 변화를 한 항으로#
밀도가 온도에 따라 변하면 방정식이 복잡해진다. Boussinesq 근사(밀도를 중력 항에서만 변수로 취급하는 단순화)는 이 짐을 덜어 준다. 다른 모든 곳에서 밀도는 상수, 오직 부력 항에서만 온도에 반응한다.
체적 열팽창계수(온도가 1도 오를 때 밀도가 줄어드는 비율)를 정의한다.
여기서 는 열팽창계수, 는 밀도, 는 온도다. 이상기체라면 로 깔끔하게 떨어진다.
이 정의로 밀도 차를 온도 차로 바꾼다.
, 는 멀리 떨어진 정지 유체의 밀도와 온도다. 이 한 줄이 수직 평판 경계층의 운동량 방정식에 부력 소스를 심는다.
, 는 속도 성분, 는 중력가속도, 는 동점성계수다. 우변 첫 항이 부력, 둘째 항이 점성 저항이다. 에너지 방정식은 온도를 확산으로 끌고 간다.
는 열확산계수(열이 퍼지는 속도)다. 운동량과 에너지가 부력으로 묶인 이 한 쌍이 자연대류의 뼈대다.
Grashof와 Rayleigh — 두 무차원수의 분업#
방정식을 무차원화하면 부력 항이 하나의 수로 뭉친다. Grashof 수다.
는 벽 온도, 은 특성 길이다. Grashof는 강제대류의 Reynolds 수가 하는 일을 자연대류에서 떠맡는다. 부력이 점성을 얼마나 압도하는지를 잰다.
하지만 부력의 적은 점성만이 아니다. 열확산도 온도차를 지운다. 이 둘째 제동을 셈에 넣으려면 Prandtl 수(운동량 확산/열확산 비, )를 곱한다. 그 결과가 Rayleigh 수다.
분모에 점성 와 열확산 가 함께 들어간다. 이것이 핵심이다. 대류가 켜질지는 Gr 단독이 아니라 Ra가 정한다. 부력이 두 제동의 곱을 이겨야 흐름이 산다.
1708이라는 문턱#
아래에서 데워지는 유체 층을 선형 안정성 분석에 넣으면 깔끔한 임계값이 나온다. 위아래가 모두 고체 벽이면 임계 Rayleigh 수는 이다. 이보다 작으면 모든 교란이 점성과 열확산에 잡아먹혀 사라진다. 유체는 정지하고 열은 순수 전도로만 전달된다.
를 넘는 순간 패턴이 켜진다. 규칙적으로 나란히 도는 롤 셀, 곧 Bénard 셀이다. 셀의 폭은 층 두께의 약 두 배다.
아래 시뮬레이션에서 직접 조작해보자.
critical Rac = 1708 · state: steady convection rolls (Benard cells)
Ra를 1708 아래로 내리면 입자가 거의 멈추고 온도장은 위아래로 곱게 갈린다. 1708을 넘기면 반대로 도는 셀이 켜지며 입자가 순환하기 시작한다. Ra를 더 올리면 순환이 거세지고 경계층이 얇아진다.
Python — 수직 평판의 Nusselt를 따라가기#
벽이 데워졌을 때 얼마나 잘 식는가? 답은 Nusselt 수(전도 대비 대류 열전달 비, )다. 수직 등온 평판에는 전 영역에서 통하는 Churchill–Chu 상관식이 있다. 60도 벽을 20도 공기 속에 세운 경우를 계산해 보자.
import numpy as np
def rayleigh_number(Ts, Tinf, L, beta, nu, alpha, g=9.81):
# 부력 대 (점성 x 열확산) 의 비
return g * beta * (Ts - Tinf) * L**3 / (nu * alpha)
def churchill_chu_vertical(Ra, Pr):
# 수직 등온 평판 — 전 영역 유효
denom = (1.0 + (0.492 / Pr)**(9 / 16))**(8 / 27)
return (0.825 + 0.387 * Ra**(1 / 6) / denom)**2
# 막온도 기준 공기 물성
nu, alpha, Pr, k = 1.85e-5, 2.60e-5, 0.71, 0.027
Ts, Tinf, L = 60.0, 20.0, 0.30 # 60C 벽, 0.3 m 높이
beta = 1.0 / (0.5 * (Ts + Tinf) + 273.15) # 이상기체 1/Tf
Ra = rayleigh_number(Ts, Tinf, L, beta, nu, alpha)
Nu = churchill_chu_vertical(Ra, Pr)
h = Nu * k / L
q = h * (Ts - Tinf) # 단위면적 열손실
print(f"Ra = {Ra:.2e}")
print(f"Nu = {Nu:.1f}, h = {h:.2f} W/m^2K")
print(f"q = {q:.1f} W/m^2")
# Ra = 7.03e+07
# Nu = 54.9, h = 4.94 W/m^2K
# q = 197.6 W/m^2이니 아직 층류 영역이다. 평판 1제곱미터가 약 198와트를 잃는다. 입력 온도차나 높이를 바꾸면 Ra가 곧장 움직인다.
아래 그래프는 같은 상관식을 Ra 축 위에 펼친 것이다.
cyan: Churchill–Chu · green: laminar 0.59 Ra1/4 · pink: turbulent 0.10 Ra1/3
Pr를 낮추면(액체금속 쪽) 곡선이 내려가고, 높이면(기름 쪽) 올라간다. Ra 마커를 너머로 끌면 곡선의 기울기가 층류 에서 난류 로 갈아탄다.
Nusselt 상관식 한 묶음#
형상마다 상관식이 다르다. 자주 쓰는 것을 모았다.
- 수직 평판: (층류, –), (난류, –). 전 영역은 Churchill–Chu.
- 수평 가열판, 위로 향함: (–), (–).
- 수평 가열판, 아래로 향함: .
- 아래에서 데우는 밀폐 공간: 을 넘으면 Bénard 셀.
수평판의 특성 길이는 면적÷둘레 로 잡는다. 난류 영역의 지수 에는 숨은 뜻이 있다. 이고 이므로, 에서 이 상쇄된다. 난류 자연대류의 열전달계수는 크기에 무관하다.
기억할 점#
- 부력의 적은 점성과 열확산 둘이다. 그래서 대류 개시는 Gr 단독이 아니라 둘을 곱해 넣은 Ra가 정한다.
- 이면 유체는 정지(순수 전도), 넘으면 Bénard 셀이 켜진다.
- 는 층류에서 , 난류에서 . 후자에서는 열전달계수가 평판 크기에 의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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