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도의 물도 끓는다 — 캐비테이션의 물리
면적비 0.4, 입구 5 m/s에서는 목 정압이 약 35.7 kPa라 아직 안 끓는다. 0.3으로 좁혀야 음수가 된다.
물은 20°C에서도 끓는다. 압력만 충분히 낮추면. "물의 비등점은 100°C"라는 외움은 사실 1기압이라는 단서가 빠진 반쪽 진실이다. 끓음을 결정하는 건 온도가 아니라 포화 증기압과 주변 압력의 균형이다. 펌프 날개 입구나 선박 프로펠러 끝에서 물이 가속되어 정압이 떨어지면, 상온의 물도 갑자기 끓는다. 이것이 캐비테이션(cavitation, 공동현상) 이다. 시작 조건, 위험의 숫자, 거품이 죽으며 1만 기압이 솟는 자리까지가 오늘의 실험 노트다.
끓는점은 온도가 정하지 않는다#
물의 포화 증기압은 온도의 함수다.
| 온도 | 포화 증기압 |
|---|---|
| 20°C | 2.34 kPa (≈ 17.5 mmHg) |
| 60°C | 19.9 kPa |
| 100°C | 101.3 kPa (≈ 760 mmHg) |
| 200°C | 1554 kPa (≈ 15 atm) |
입구 속도와 수온을 올리고 목 면적비를 줄이면, 압력 곡선이 증기압 점선 아래로 더 길게 내려간다.
Top: venturi tube cross-section. Bubbles spawn where p(x) < p_vapor and collapse downstream (red ring). Bottom: pressure profile and vapor-pressure threshold. Reference: water at 20°C with p_vapor ≈ 2.3 kPa (Antoine fit used for slider).
표의 20°C는 2.34 kPa, 60°C는 19.9 kPa다. 목을 0.6으로 열면 같은 입구 속도에서도 곡선이 점선 위에 남고, 하류의 빨간 링은 압력이 회복되며 거품이 폭축하는 자리다.
100°C가 특별한 건 그 온도에서 가 1기압과 같아지기 때문이다. 압력솥(약 2 atm)에서는 비등점이 120°C로 올라가고, 에베레스트 정상(0.3 atm)에서는 70°C에서 끓는다.
같은 논리를 거꾸로 돌리면, 20°C 물을 끓이고 싶다면 외기압을 약 2.5 kPa, 1기압의 1/40까지 낮추면 된다. 진공 펌프 한 대면 부엌에서도 된다.
문제는 흐르는 물에서는 진공 펌프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흐름이 만드는 저압 — Bernoulli의 그늘#
비점성·정상 유동에서 한 유선을 따라 베르누이 방정식이 성립한다.
는 정압, 는 밀도, 는 속도, 는 높이다. 같은 높이라면 속도가 빨라지는 곳에서 정압이 떨어진다. 단면이 좁아지는 벤투리 목, 익형의 흡입면, 펌프 임펠러 입구. 흐름이 가속되는 모든 지점에서 압력이 같이 내려간다.
정압이 작동 온도의 아래로 떨어지면 액체가 더 이상 액체로 머무를 수 없다. 미세한 가스 핵(nucleus)을 씨앗 삼아 증기 거품이 자란다. 가열이 아니라 유체역학적 감압으로 시작된 끓음이다.
캐비테이션 수 σ — 한 숫자로 위험을 잰다#
설계자는 "이 펌프가 캐비테이션을 일으키는가"를 한 무차원수로 줄인다. 캐비테이션 수다.
는 기준 위치의 정압, 는 기준 속도, 는 작동 온도의 포화 증기압이다. 분자는 증기압 위에 남은 여유, 분모는 흐름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동압의 한도다.
가 클수록 안전하다. 동압을 다 써도 증기압을 못 뚫기 때문이다. 가 임계값 아래로 내려가면 캐비테이션이 시작된다(initiation). 형상마다 가 다르고, 보통 수동 실험으로 잰다.
실무에서는 펌프 흡입측의 NPSH(net positive suction head) 가 같은 역할을 한다. NPSH가 부족하면 가 작고, 펌프가 끓는다. 그 상수가 유선을 가로질러 유지되는지는 총압이 떨어진 베르누이 계산과 같이 봐야 한다.
거품의 죽음 — 1만 기압 충격#
거품을 만드는 데서 끝났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파괴는 거품이 사라질 때 일어난다.
거품은 저압 구간을 지나 압력이 회복되는 영역으로 휩쓸린다. 구형 거품의 반경 는 Rayleigh–Plesset 방정식이 적는다.
는 거품 내부 압력, 는 표면장력, 는 동점성계수다. 외부 압력이 내부보다 훨씬 크면 , 거품은 마이크로초 안에 폭축한다. 폭축 직전 액체 속도는 음속에 가까워지고, 그 자리에는 1만 기압급 충격이 솟는다.
이 충격이 반복되면 금속 표면이 곰보처럼 패인다. 펌프 임펠러, 선박 프로펠러 끝, 수차 러너. 익숙한 침식(erosion)의 자국이다.
코드: 벤투리 관에서 캐비테이션을 예측한다#
벤투리 단면적 가 주어지면 연속·베르누이로 압력 분포가 나온다.
import numpy as np
def venturi_pressure_field(x, area_ratio, U_in, rho=1000.0, p_in=101300.0):
"""단면적이 cosine 모양으로 좁아졌다 회복되는 벤투리 관."""
a0, a1, a2, a3 = 0.30, 0.42, 0.58, 0.70
A = np.ones_like(x)
m1 = (x >= a0) & (x < a1)
s1 = 0.5 - 0.5 * np.cos(np.pi * (x[m1] - a0) / (a1 - a0))
A[m1] = 1.0 + (area_ratio - 1.0) * s1
A[(x >= a1) & (x <= a2)] = area_ratio
m2 = (x > a2) & (x < a3)
s2 = 0.5 - 0.5 * np.cos(np.pi * (x[m2] - a2) / (a3 - a2))
A[m2] = area_ratio + (1.0 - area_ratio) * s2
u = U_in / A # 연속방정식
p = p_in + 0.5 * rho * (U_in**2 - u**2) # Bernoulli
return A, u, p
def cavitation_zone(p, p_vapor):
"""캐비테이션 발생 구간의 인덱스."""
return np.where(p < p_vapor)[0]
x = np.linspace(0, 1, 400)
A, u, p = venturi_pressure_field(x, area_ratio=0.4, U_in=5.0)
p_vapor = 2339.0 # 20°C 물의 포화 증기압
zone = cavitation_zone(p, p_vapor)
sigma_min = (p.min() - p_vapor) / (0.5 * 1000.0 * 5.0**2)
print(f"최저 정압: {p.min()/1000:.1f} kPa")
print(f"sigma_min = {sigma_min:.3f} (음수면 캐비테이션)")
print(f"캐비테이션 길이: 관 길이의 {zone.size/x.size*100:.0f}%")area_ratio를 0.5에서 0.3으로 줄이면 목 속도가 약 1.7배, 동압이 3배 가까이 뛰며 정압이 증기압을 뚫는다. 이 음수로 떨어지는 순간이 캐비테이션의 시작이다.
코드의 기본값을 그 줄에 그대로 넣는다. , , 이다. 입구 동압 는 12500 Pa, 곧 12.5 kPa다. 면적비 0.4에서 목 속도는 다. 목 동압은 78125 Pa다. 정압은 Pa, 약 35.7 kPa다. 코드의 증기압 2339 Pa보다 아직 높다. 표의 2.34 kPa는 2340 Pa라서 코드와 1 Pa밖에 다르지 않다. 이다. 양수다. 기본값에서는 음수 조건이 켜지지 않는다.
면적비 0.5의 목 속도는 이다. 0.3이면 이라 비는 1.67이다. 동압 비는 이다. 위에 적힌 1.7배와 3배 가까이가 이 나눗셈이다. 0.3에서 정압은 약 Pa까지 내려가 2339 Pa를 뚫고, 이 음수가 된다. 입구 기준 분자는 kPa다. 12.5 kPa로 나누면 기준 는 약 7.9다. 목이 동압을 잡아먹으면 7.9가 2.67까지 내려온다. 60°C에서 표의 는 19.9 kPa, 배다. 같은 12.5 kPa로도 여유가 훨씬 얇다.
목의 평탄 구간은 코드의 에서 까지다. 길이는 0.16이다. 앞쪽 수축은 에서 까지 0.12, 뒤쪽 회복은 에서 까지 또 0.12다. 샘플은 0에서 1까지 400개, 간격은 다. 는 약 168, 는 약 231이라 평탄 목은 64칸, 전체의 16%다. 면적비 0.4에서 이 64칸의 정압은 전부 35.7 kPa다. 2339 Pa보다 높으니 캐비테이션 길이 출력은 0%다. 면적비 0.3이면 그 64칸은 모두 증기압 아래라, 경사진 램프를 더하기 전에도 출력은 16%를 밑돌지 않는다. 입구 압력 101300 Pa는 표의 100°C 증기압 101.3 kPa와 같은 자리다. 100°C 물은 입구에서 이미 끓는 압력이다. 20°C 계산이 목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어디에서 만나는가 — 펌프, 프로펠러, 의학#
- 펌프와 수차: 임펠러 입구 NPSH 부족이 압도적인 원인이다. 흡입관 손실, 액체 온도, 회전수가 모두 를 깎는다.
- 선박 프로펠러: 블레이드 끝 와류 코어가 가장 먼저 끓어 추진 효율과 가청 소음을 같이 망친다. 잠수함이 회전수를 낮추는 이유다.
- 밸브·오리피스: 좁은 통로에서 회복 곡선이 증기압 아래로 내려가면 하류 배관이 깎인다.
- 의료 초음파(HIFU): 조직 안에서 일부러 캐비테이션을 일으켜 결석을 부수거나 종양을 가열한다. 폭축을 약으로 쓴다.
- 수공해머: 수차 정지 직후 역류가 닫힌 밸브에 부딪히면 짧은 음압과 캐비테이션 펄스가 따라온다.
목 면적비를 어디까지 줄일 것인가#
면적비 0.4, 입구 5 m/s에서는 목 정압이 약 35.7 kPa로 남고 은 약 2.67이다. 거품은 아직 없다. 0.3으로 내리면 정압이 음수로 떨어지고, 코드가 적은 음수 조건이 켜진다. 목 속도를 10에서 16.7로 올리는 그 구간이 임펠러 수명을 가른다.
폭축이 금속을 파는 자리는 목이 아니라 압력이 회복되는 하류다. 가 음으로 커지는 거품 하나를 더 밀고 들어간 계산은 Keller–Miksis와 이차 Bjerknes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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